김대중 전 대통령 아래서 정치활동하고 ‘김형욱 회고록’으로 박정희 정치 비판한 후 지난 대선을 계기로 박근혜 캠프에 참여, 대통령 홍보특보를 지낸 김경재(74) 자유총연맹 회장의 변신이 놀랍다. 김 회장은 청산유수 같은 논리의 달변에다 뛰어난 필력을 겸비한 재능으로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캠프에 참여한 것은 ‘산민’(産民)통합의 소망이었다고 밝혔다.

‘산민통합’으로 남북통일까지

‘산민통합’이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화의 통합을 의미하며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수석 부위원장을 맡은 것이 바로 ‘산민통합’을 통한 남북통일로 간다는 논리다.

김 회장은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에서 경찰청장 출신의 허준영 회장을 누르고 임기 3년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선거기간 중 정견발표에서도 통일이야기를 꺼내 “동서통합이 없으면 남북통일도 없다”고 강조함으로써 득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DJ 후보 진영에서 정치를 시작한 DJ맨이다. 그러다가 유신체제 하에 미국으로 망명, 반 박정희 독설을 일삼는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을 만나 가명 ‘박사월’로 그의 회고록을 출간하여 필명을 드높였다. 그 뒤 노태우 ‘6.29 선언’ 후 귀국하여 다시 DJ 캠프에서 15~16대 국회의원으로 등원하여 맹활약 했다.

그러다가 2011년 무소속으로 재보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함으로써 DJ 진영으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하다 지난 2012년 박근혜 후보 진영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참여했으니 ‘동에서 서쪽으로’의 변신이나 다름없었다.

김 회장은 자유총연맹 회장 당선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후보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에 관해 사과할 부분은 사과하고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면 동참하겠다고 하니 흔쾌히 받아들이더라고 밝혔다.

김정은의 폭압정치 오래 못 갈 것

김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민대통합위에서 대통령비서실 홍보특별 보좌관으로 옮겨 대국민 소통강화와 대북정책에 관해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에 나선 것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연계하는 ‘산민통합’을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유총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으로는 회원들의 뜻을 하나로 엮어 ‘수구보수’라는 이미지를 벗고 통일운동의 선봉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DJ의 대북정책 이래 북한을 꾸준히 관찰한 자료와 판단을 근거로 김정은의 폭정은 결코 오래 갈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자유총연맹이 북한 독재 붕괴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기 중에 100만 정예요원 양성 포부를 말하고 2년 뒤 퇴임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유엔과 국제사회 및 우리정부의 강력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로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안간힘을 쏟고 있을 때 강성의 김경재 회장이 통일의 선봉대 역을 자임하겠다고 강조하니 여러모로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2016.04.15 경제풍월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0호 (2016년 4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