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열씨 세미나서 주장…"北, 160여 개 친북사이트 통해 유언비어 유포"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공작으로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이른바 '사이버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한국자유총연맹이 31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북한의 위협, 그 실체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창립 6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작이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원장은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북한과 국내에 침투하거나 포섭된 간첩 간의 교신이 더욱 첨단화될 것"이라며 "사이버상에서 국가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시 모든 국가-공공-민간 사이버 망을 국가가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긴급사태시 사이버 망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단계별 사이버 긴급조치령, 사이버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또 "북한 통일전선부가 직접 '사이버 댓글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160개 해외 친북사이트와 1천여 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사용해 유언비어와 흑색선전 등 활발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에서 사이버 심리전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사이버 정보수집, 사이버 선전선동을 통한 심리전, 사이버 통일전선 구축, 사이버 테러, 사이버 간첩교신, 오프라인과 연계한 사이버 외화벌이 공작 및 사이버전 역량 실험 차원에서도 사이버 공작을 더욱 정교화하고 배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봉 한중대 석좌교수는 "한미일, EU 등의 단독제재가 엄격히 시행되고,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가 장기화하면 북한 사회에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를 방불케 하는 경제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지속돼 북한의 외화수입 총량이 줄어들 경우 김정은 정권은 연간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무역적자 대금을 보전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외화난은 식량과 생필품 수입 감소를 가져와 장마당 물가를 폭등시키고 주민들의 생활고를 극도로 가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외화난은 북한 공업을 지탱해온 공장 기업소의 부품 수입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많은 공장 기업소 설비들이 고난의 행군 기간에 중국에 고철로 팔려나간 상황을 재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말미암아 90년대의 고난의 행군 기간 벌어졌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우리 군은 11년 만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당시 북한의 반응을 통해 이것이야말로 북한 핵에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핵폭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대북 심리전을 전방위적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사이버전은 수세적인 대응보다 반드시 공세적인, 그리고 대칭적인 보복보다 반드시 몇 배로 갚아주는 비대칭적인 보복전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16년 8월 31일 연합뉴스 문관현 기자